<'그냥' 이라는 말>
사람이 좋아지는
백만가지 이유 중에서
가장 멋진 이유를 꼽으라면
'그냥' 을 꼽겠습니다..
논리적이지도,
과학적이지도 않은
헐렁한 이유,
'그냥'을 꼽겠습니다..
논리와 과학이
개입하지 않아서
오히려 더 멋진 이유,
'그냥'을 꼽겠습니다..
이유가 아닌 이유,
'그냥'을 꼽겠습니다..
왠지 그냥 좋다라는 말이
나는 그냥 좋습니다..
사람을 좋아하는 일이
딱 부러진 이유가
꼭 있어야 할까요..
그냥 좋으면
안 되는 걸까요..
그냥은
'아무 이유 없이..' 라는
뜻이기도 하지만,
'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..'
라는 뜻이기도합니다..
'설명할 수 없다..' 는
뜻이기도 하지만,
'설명할 필요가 없다..' 는
뜻이기도 합니다..
사람이 만든 언어에는
한계가 있습니다..
사람의 그 복잡다단한
감정을 한, 두마디 언어로
표현하는 건 처음부터
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..
그래서 태어난 절묘한 말이
그냥일 것입니다..
긴 인생을 살면서
자잘한 이유들은
일일이 상대하지 않겠다는
너털웃음 같은 말입니다..
내가 하고자 하는 말 앞에
그냥이라는 말 하나만 얹어도
우리 인생은 훨씬 더
헐렁하고 넉넉하고
가벼워질 것입니다..
우리 인생에
'그냥'이라는 말이 있어서
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.